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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전반에 퍼지는‘茶道’(다도) 열풍 - 각박한 현대인들,‘ 차’에 빠지다
  • 기사등록 2013-04-19 19:40:24
  • 기사수정 2013-04-19 19: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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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 건강과 더불어‘자기성찰’의 도구로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2013년 계사년이 막 시작된 지난 1 9일 수요일 점심시간.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찻집‘바람 부는 섬’에는 조촐하지만 의미 있는 모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차’를 공부하고‘다도(茶道)’를 배우기 위해 인근 직장에 다니는 스무 명 남짓한 직장인들이 모여‘차 동호회’를 결성하고 처음 자리를 같이 한 날이었다.

 

친한 친구의 권유로 이 자리에 나왔다는 D사의 과장 유 모 씨(33, )는“대부분 회원들이 처음 보는 사이라 어색했지만‘차’이야기를 통해 가까워 질 수 있었다”고 말한 뒤“새로운 인간관계도 만들고 더 완벽한 다인(茶人)이 되려고 술을 끊을까 생각 중”이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스스로를‘차 마니아’라고 소개

 

한 프리랜서 김 모 씨(29, )는 국내 대표적인 녹차생산지인 보성 출신이라며 앞으로 활동을 통해 우리 차의 보급과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처럼‘차’를 마시며 인간관계를 만들고 나아가‘자기수련’을 위한 동호회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다.

 

‘다도’란 단순히 차만 마시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차를 준비하고 마시는 행위를 통해 몸과 마음의 수양을 쌓는 일을 뜻한다. , 차를 마시며 갈증을 없애주는 동시에 사람들의 마음의 갈등과 괴롭고 슬픈 일을 잊게 해주는 의미도 함께 포함돼 있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전통 차 문화에는 조상에 대한 공경, 상대

방에 대한 깊은 예절과 배려가 담겨 있다. 다른 나라의 차 문화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도교, 유교, 선불교가‘다도’안에 녹아 들어 있고, 차를 마시며 자아를 탐구하는‘참선’을 통해‘다시(茶詩)’를 탄생시키는 등 우리나라의‘다도’는 거의‘철학’에 버금한다.

 

우리나라 차 음용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보다 먼저 차 문화가 융성한 중국 당나라에 방문한 신라의 사신이‘소엽종’을 들여와 소개하면서부터 우리나라의 차 문화가 생겨났다.

 

‘다도’에는‘1인 다법’, 2인 다법’,‘ 선비다도법’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차를 우려내는 사람을‘팽주’라고 하고 차를 대접하는 이를‘다동(茶童)’이라 부른다. 또 차를 마실 때 가슴 선에서 찻잔을 왼손바닥에 올리고 오른손으로 잡고 세 차례 나누어 마시는 등‘다도’에도 법칙과 예절이 있다.

차 가운데 가장 많이 마시는 것이 바로 녹차다. 녹차는 이미 옛 선조들이 인정한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조상들은 녹차가 사람에게 아홉 가지의 큰 덕을 베푼다고 했다. 머리를 맑게 해주고 귀를 밝게 해주며, 밥맛을 돋워주고 소화를 촉진하게 한다. 또 비만을 방지해주고 숙취를 달래주며 잠을 적게 해준다. 그리고 갈증을 다스리고 피로를 풀어주며 추위와 더위를 막아준다는 게 그것이다.

, 비밀한 인생의 珍味담은 최고의 음식녹차의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각종 질병의 예방은 물론이고 다이어트와 미용에도 탁월한 효과를 지닌다. 커피에 함유돼있는 카페인과는 달리, 녹차의 카페인은 체내로 흡수되는 양이 극히 적다. 더욱이 이뇨작용과 강심·각성작용, 피로회복,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의 저하 작용, 혈압상승물질의 억제, 단백질 침전작용 등 우리 인체에 도움이 되는 많은 작용들의 기전이 된다.

 

흔히 차 속에는, 더 자세하게는 녹차에는 인생의 놀라운 비밀이 담겨있다고 한다. 쓴 맛, 떫은 맛, 그리고 신 맛이 찻잎 속에서 배어 나온다. 인생도 이와 흡사해 쓰고, 떫고, 신 맛이 그안에 모두 내장돼 있다.

 

단 맛을 맛보기 위해 오래도록 녹차를 음미하는 것처럼 인생의 단 맛을 느끼려면 오랜 시간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을 배우기 위해 녹차를 마신다. 차를 마시며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기다림의 가치를 알게 되면 의미 없는 시간이나 아픔들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소하고 쌉쌀하며 달착지근한 녹차 맛의 향연에는,숨 가쁘게 내달리는 인생의 팍팍함을 부드럽게 무두질하는 여유와 운치가 존재한다. 그래서 차를 즐기는 모양을‘다도’라고 이름 붙이고 스스로를 칭송한 것이다. 다례, 다구, 행다법 등 차와 관련한 멋들어진 표현 속에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고풍스런 멋이 스며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차 문화가 지나치게 허영과 과시로 흐른다는 지적들이 많다. 명인들이 제작한 고가의 다기, 고급스러운 다구 등 비싸고 귀한 것만 인정하는 풍토가 조성돼 있다는 사실. 이러한 풍토에 대해 다도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정신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천박한 과시욕만 남는다. 이는 다도의 본질과는 한참 어긋난 것이기도 하다. 기본 정신을 지키고 넉넉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길, 그것이 진정한 다도의 모습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현대사회의 속도감과 물량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녹차와 다도는 별 의미를 지니지 못할 수도 있다. 녹차의 맛을 음미한다고 금방 삶의 본질이 웰빙으로 바뀐다거나 불치병이 쉽게 낫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무미건조한 일상사에서 소소하지만 반짝 작은 빛을 발하는 위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녹차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얼마나 무시하지 못할 힘을 주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렇게 우리 삶에 껴있는 녹과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데 녹차는 좋은 윤활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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